몇 년 만의 등산 인지도 모르겠다. 결혼 전에 어머니와 함께 집 뒷 산을 오르고 내린 게 전부 인 나인데 언제부터인가 등산에 마음이 가기 시작한다. 등산에 마음이 가기 시작한 이유는 트레일 런 대회를 간접으로 접하면서 였다. 언제 트레일 런을 시작할지는 모르겠으나 항상 준비는 되어있다. 산에서 달리면 그것이 트레일 런이 되는 것이고 걸으면 하이킹이 되는 것이니. ^^
만날 시간을 정하고 차를 몰고 주차장으로 향한다. 우리가 주차할 곳은 금정구의 금강공원 공영주차장. 아침에 만나기로 한 시간은 9:30. 이른 시간도 늦은 시간도 아닌 적당한 시간에 친구와 접선해서 산을 오르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적당한 시간이라서 그런지 공영주차장은 이미 만차였다.
계획에 차질이 생겨 버렸다. 코스도 차질이 생겼고.
적당한 곳에 주차(?)를 마무리하고 서둘러 등산복으로 환복을 한 후 오르기 시작한다.
나는 가민포러너 935 기기를 이용했고, 친구는 트랭글 어플을 이용했다.
트랭글의 어플에서 따라가기를 실행하여 미리 오른 분의 코스를 따라 오르기 시작했다.
오차가 있는것인지? 이전에 기록의 등산객이 따른 길로 간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코스는 비슷하게 가고 있었다.
첫 번째 고비,
산길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이때부터 모험이 시작되었다. 낙엽이 우거져 산길이라고 생각되는 길이 자취를 감추고 옅은 흔적만을 따라가기로 한 것이다. 어차피 능선까지는 올라야 능선을 타고 금정산 고당봉 목적지까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근데 길이라는 게 가면은 이어진다지만 가파른 오르막에 희미한 길에 확신이 점점 옅어지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게 오르면 오를수록 능선이 가까워짐이 눈에 확인이 되었고 다행히도 첫 번째 휴식지인 2 망루에 도착하게 되었다.
2 망루
2 망루부터는 능선을 타고 쭉 이동하면 되기 때문에 한결 발걸음이 가벼웠다. 동제봉-대륙봉으로 가는 중에 트레일 런 하는 분들을 스쳐 지나치게 되었다. 이길로도 많은 분들이 다녔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륙봉(평평 바위)
원효봉
북문
북문은 변함이 없었다. 정상에 오르기 전에 숨 고르기 위해 쉬어가는 등산객들이 얘기하는 소리로 떠들썩했다. 그들 중 대부분은 쉬면서 싸온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우리는 어느 정도 배를 채웠기 때문에 북문 인증사진만 남기고 서둘러 발걸음을 돌렸다.
가민, 타이머는 계속 흘러가고 제대로 기록이 되는 줄 알았다.
고당봉
금샘을 지나서 논스톱으로 정상을 향해 걸어갔다. 마지막 정상이라서 그런지 더욱 힘이 드는 경사와 돌계단, 나무계단을 맞이 하게 되었다.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의 발걸음은 점점 커지는 것 같았다.
드디어 정상석에 도착했다.
우와, 내가 생각하던 정상의 모습이 아니었다.
정상석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제대로 된 인증숏을 찍으려면 해뜨기 전이나 야간 산행을 해야 할 듯하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정상의 모습을 기대했건만 정상석에서 인증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있는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라테에는 이렇게 등산 인구가 많지 않았는데 말이지. 우리는 정상석에서 사진을 찍는 대신에 정상석 옆에서 얼른 사진을 찍고 서둘러 발걸음을 돌렸다.
산성마을
원래 계획은 금강공원으로 다시 돌아가려 했으나 체력과 시간이 너무 지체되는 바람에 북문-산성마을로 하산하기로 결정하였다. 산성마을에서 떨어진 체력을 맛있는 음식으로 충전하자고 계획했다. 평이한 내리막 끝에 산성마을에 도착했다. 10여 년 전에 방문했던 산성마을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뭔가 많이 달라진듯한, 세월이 흘렀으니 달라지는 건 당영한 것이겠지. 목적지에 도착하니 급격하게 허기가 느껴졌다.
서둘러 식당을 찾고 따뜻한 칼국수 한 그릇에 몸이 녹아내리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오리불고기+칼국수 세트였는데 적당한 양에 맛있게 먹었다. (이 칼국수 집에 들르기 전에 다른 칼국수 집에 들렀는데 어이가 없는 사장님의 태도에 바로 나왔다.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고 화가 난다. 그 칼국수 집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내가 주문을 외우고 있다.)
203번 산성 버스
산성마을에서 든든히 배를 채우고 출발지로 넘어가야 한다. 사울 슈퍼 맞은편에서 203번 버스 타고 꾸불꾸불 내려간다. 금강공원에서 하차.
등산을 끝내고 가민 포러너 935와 동기화를 하는데 제대로 된 데이터가 안 나온다. GPS가 기록이 안된 것이다.
이게 뭔 일인가?? 이번 등산은 친구의 트랭글 기록으로 남기도록 하겠다.
GPS 기록이 안 되는 문제는 이후에 확인했지만 가민 기기를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정상적으로 기록되는 것을 확인했다. 무슨 문제 인지는 모르겠지만 GPS가 잘 잡혔는데 갑자기 GPS 기록이 안된 이유를 지금도 모르겠다. 분명히 가민 기기에서는 GPS 수신 완료로 떴는데 말이지.
코스 : 금강식물원-보위 암-2 망루-동제봉-대륙봉-동문-4 망루-의상봉-원효봉-북문-금정산 고당봉-북문-산성마을
거리 : 14.8km
소요시간 : 5시간 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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